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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차대전 예측 조선인들 역사 사례

가보자고911 2023. 11. 2. 03:19

지난 1940년 7월 1일자에 잡지 <삼천리>에선 식민지 조선의 여러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유럽에서 한창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던 제2차 세계 대전의 정세를 논한 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10월 1일자 호에선 다시 한번 유명인들을 호출해 3가지 주제를 가지고 정세를 예측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대담자는 총 4명인데 이중 변호사 신태악을 제외하고 다른 3명은 모두 7월 호에 글을 게재한 인물들입니다.

 

 

 

다만, 당시 <삼천리>의 친일 논조가 점차 강해지고 있었던 데다가 대담자로 나온 사람들 모두 친일 성향이 농후한 이들이기에 완전히 객관적인 분석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가령, 세번째 물음에선 일본과 전쟁 상태이던 충칭의 장제스 정권을 아예 멸칭인 '장역(蔣逆)'이라 지칭되고 있으며, 대담자 모두 중화민국이 언젠간 끝장나고 일본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둠 것임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견 평론가의 대전 중, 영미(영국과 미국)은 합방(合邦)할까 인도는 독립할까 장역(蔣逆, 장제스)는 적화(赤化, 공산화)할가 토의

구라파(유럽) 대전의 형세는 더욱 맹렬을 극하여 영독이(英獨伊, 영국/독일/이탈리아)의 쟁패전은 날로 그 도를 심히 하고 있슴니다. 이번 양 대국의 승패에 따라 세계 대세는 그 상모(相貌, 생김새 또는 모습)을 훨신 변개(變改, 바꾸어 고침)할 것입니다. 이 흥미 있는 관두(關頭, 중요한 시기)에 서서 오인(吾人, 우리)는 중요한 모든 문제를 토의하기 위하야 중견 평론가 제씨(諸氏, 여러분)의 의견을 아래와 같이 두드렸읍니다.

- 변호사 신태악(辛泰嶽)

- 변호사 소완규(蘇完奎)

-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함상훈(咸尙勳)

- 전 매일신보 편집국장 김린이(金麟伊)

영미(영국과 미국) 양국은 합방할까

 

* 본사(本社) = 9월 5일의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 사설에 의하면 현재와 가치 영국이 독일에게 전투력적으로 작고 물러나면서 나중에 아주 패전의 위기에 이르면, 현재의 군함, 잠수정, 비행기, 군항의 교환 대여에 그치지 않고 결국에는 양국가(兩國家)가 한 나라로써 합방하여 바리지 않을까? 하고 스사로 설문에 답하여 의논한 바가 있습데다. 그 밖에 최근에 이탈리아를 위시하여 각국의 평론가 사이에 이 문제를 들고서, 논의가 거듭되어 가는 일이 많습니다.

생각건대 파리 함락 전에 영길리(英吉利, 영국)은 불란서(佛蘭西, 프랑스)에 향하여 영불 합방을 제의한 일이 있었지만은 노회무쌍(老獪無雙)한 영국의 정치가들은 자국의 이해 앞에 아무 것도 꺼리는 것이 없이 혹은 미국과 합방하려 할는지도 모를 일이외다. 어쨌든 대전의 추이에 따라, 이 횡포, 노회한 영국의 동향은 세인의 주목을 끌고 있는 바가 많기에 여기 이 설문을 제기하는 바임니다. 여러분의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 신태악 = 아무리 하여도 「영미 합방」까지에 도달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슴니다. 

 

그렇나 독일의 공세가 점차 고도(高度, 높은 정도)에 향진(向進, 향하여 나감)하면 향진할 사록 영미 접근의 정도도 증가될 것임니다. 그리하야 그 소위 「공동 방위」의 필요가 그 운명과 형태를 결정할지니 영미의 연계가 정치적 조직체제에 나타나게 될 시기는 영국 정부가 본토에서 쫓나서 가나타(加奈佗, 캐나다) 방면에 전전하게 될 때라고 보임니다.

그러한 때라도 「영미합방」이 실현될 것이 아니라 영미의 「정치적 연계」라고나 할 정도에까지 진전되고 말 것이라고 보입이다. 그것도 「앵글로·색슨족」의 공동적 이해로 보아, 미국이 영국에 대하여 전체적 합방(부분적 영토할양의 요구는 별개의 문제이지만은)을 욕구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은 까닭입니다.

* 함상훈 = 영미 합방의 가능성은 적습니다. 

 

설사 영국이 패전하야 영국 본토를 방기(放棄, 돌아보지 아니함)하고 캐나다로 수도를 옮긴다 하더라도 영국이 미국에게 합방되기를 희망치 않을지오. 끝까지 미국의 협력 내지 군사동맹으로 독일/이탈리아에 대항하겠지오. 미국이 영국에 합방되기를 희망하면 모르지만 미국 국민은 자주독립이 강한 국민이니 영국을 본위로 합방할 리가 없지오.

* 김린이 = 유럽 대전에 영국이 독일/이탈리아에게 완전히 패배를 당하면 대영 제국은 와해되어 중요 각 식민지는 독립하거나 독일/이탈리아가 분양 점유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대영 제국은 본토를 상실하고 캐나다로 옮겨가게 될 터인데 독립국의 형태는 취하겠지만 결국은 북미 합중국(北米合衆國)을 맹주로 한 미주(米洲)에서의 일소국(一小國, 하나의 작은 국가)로 잔존하게 될 것으로 영미 합병까지 진전될 것 갔지는 안습니다. 즉 영국은 미국의 세력범위 하의 일소국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 소완규 = 영미 합방은 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영국 전쟁은 이대로 끌타가 었던 기회에 영독 타협이 되지 않을가요.

인도는 대전 중 독립할까

 

* 본사 = 횡포한 영국의 지배 하에 있든 인도가, 금차(今次, 이번) 대전을 계기로, 대동아권의 의식에 자각하야 독립하려는 기운이 농후함이다. 국민회의파의 활약은 더욱 맹렬한 바 있어 세계의 시청(視聽, 눈과 귀)를 모으고 있는 이때 이 대전 중에 과연 인도는 목적을 달할 수 있을가요, 여러분의 관측을 듯고 십습니다.

* 함상훈 = 현재의 저 무기력한 국민회의파의 힘으로는 인도는 독립할 능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영국이 패전하여 회복할 여지가 없게 된다 하면 적색(赤色, 공산주의) 소련이나 일본의 힘을 빌어 독립할 수 있을 것 같으나 영국/미국이 합작하는 금일에는 대영 제국의 결정적 붕괴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 소완규 = 인도는 아까 말한바와 같이 영독 타협이 성립된다면 종래보다 좀더 나은 정치체제가 되는 데에 불과하겠지요. 

 

제 생각 같애서는 저 흉포한 백인들이 설사 영국의 패망을 본 뒤래도 어떤 형태로든지 인도의 독립을 허락치 안을 것 갔음니다. 물론 동양에서 다른 힘이 더 강력적으로 있다면 별 문제이겠지요.

장역(蔣逆, 장제스)는 적화하고 말까

(=장제스는 공산주의자가 될 것인가)

 

* 본사 = 충용무쌍(忠勇無雙)한 황군의 40여차의 맹포(猛暴, 몹시 억세고 사나움) 하에 중경(重慶, 충칭) 전시(全市, 도시 전체)는 회진화(灰儘化, 잿더미로 변함)하고, 그 충칭 정부는 또 오지로 천도한다 하여 이제 장역(蔣逆, 장제스를 가리키는 멸칭)의 도당은 너른 4백여 주에 그 일신을 둘 곳이 없이 되어 가는데, 이제 남은 문제는 그와 그의 일당은 영미의 세력에서도 떨어저 이제는 소련과의 합작을 통하야 완전히 적화되고 말지 않으리까, 여러분의 소견을 듯고 십습니다.

* 신태악 = 장제스와 충칭 정권이 완전히 적화할지의 여부는 우리 일본의 태도 여하에 달린 줄 압니다. 

 

그러나 그 본질로만 말하면, 차라리 적화할 위험성보다도, 적화하지 안을 가능성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은 처지와 환경에 따라 혹시 그 본인이 뜻하지 안은 데까지 도달하는 수가 있으니, 우리가 었지 미리 장제스와 그 정권의 장래를 도모할 수 있으랴,

현단계에 있어서 장제스의 금후(今後, 이제부터 뒤의) 행로를 명확히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는 도리어 장제스의 현재의 처지와, 그의 심경을 진정으로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아닐가 생각함니다. 아마 장제스 자신도 자기의 장래를 측량치 못할 것임니다.

* 함상훈 = 장제스와 충칭 정권은 쫓기고 쫓기어 소련령 중앙 아시아로까지 갈지 모르나 정치 이데올로기가 다른 이상 완전 적화하리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 소완규 = 충칭 정권이 완전히 적화될 위험성이 있지요,

 

그 시기는 남방원장(南方援蔣) 루트가 완전히 봉쇄되여 영미의 원조가 무력하게 되는 때에는 충칭 정권은 어차피 스탈린의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 김린이 = 장제스 정권이 완전히 적화하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결국 장제스 정권은 내부 항전에 의하여 기중(其中, 그 중에서) 일부 적색분자는 적군과 함께 오지로 둔입(遁入, 숨어들음)하여 토비화(土匪化)할 겻이고 기타는 화평파로 전향하거나 해외로 도망하는 등 분산 와해될 것입니다.